O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아시아 여행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O 수도권 중심, 단체 여행에서 벗어나는 게 아시아 여행의 '키Key'
O 두 번, 세 번, 한 달 살기 등으로 인연을 넓혀 가는 방법도

글| 루뜨아시아 편집부

여행 중급자용

편집자는 한동안 영어공부를 위해 쿼라Quora에서 질문응답 놀이에 몰두한 적이 있다. 답변하기 가장 쉬운 주제 가운데 하나가 아시아의 관광을 다루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치·경제 얘기가 아니라 조금은 추상수위가 낮은 어휘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도시 랭킹, 장단점 분석, 한국이나 아시아 주요 관광지 추천하기 등의 주제를 갖고 놀거나 씨름했다. 동남아 애들도 매번 싸운다. 자기 나라가 관광으로는 최고라고. 이른바 ‘관광지 자부심’이다.

아시아를 연구하다 보면 자연스레 여행작가들도 많이 알고 자주 따라다니며 여러 노하우를 전수 받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나 여행지는 주체의 삶의 조건에 따라 수시로 그 선호 이유가 바뀌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혹은 두 차례 이상 반복 방문인지 여부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지는 것 같다. 휴가철을 맞이하야, 오늘 밤엔 아시아 10대 관광 도시를 공유해보도록 한다. 최근 지나치게 무거운 주제의 글에 몰두했더니, 심신이 너무 피로한 이유도 있다. 코로나 사태이니만큼 앞으로 방문할 후보지를 정하는 추천지로 활용해 보셨으면.

1. 보르네오섬, 쿠칭Kuching

코타키나발루가 한국에선 유명하지만, 필자가 권해주고 싶은 동남아의 숨은 여행지는 쿠칭이다. 동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의 주도이면서, 과거 영국 출신의 괴짜가 왕으로 군림하며 다스린, 식민도시로서의 유적도 상당하다. 애칭은 고양이 도시, 별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없다는 얘기다. 흔해빠진 고양이라니. 그런데 묘하게 심심하면서 보르네오 섬에서 우리가 기대할만한 모든 게 있는 도시다. 꼭 한번 가서 시간을 소비할만한 가치가 있는 숨은 보석이다. 혼자 무작정 다니지 말고, 여행프로그램 구매 추천. 여행 내공이 없으면 따분할 수도.

2, 베트남 호치민, 혹은 '사이공Saigong'

하노이를 가보신 분들은 너무너무 많지만 가끔 호치민을 건너뛰시는 분들이 많아 서운타.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도시명이 호치민이 가당키나 할까? 빨리 사이공으로 바꾸었으면 싶다. 사이공은 정말로 놀라운 도시다. 필자가 돈이 많았다면 무조건 사이공에 오피스텔을 사고픈, 앞으로 아시아의 뉴욕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 모든 분야에 활력이 넘치고, 모든 것이 고오급 베트남스럽다. 프랑스 요리보다 더 프랑스 요리가 넘실대는 땅, 쌀국수의 천국! 유람선은 필수.

3.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Yogyakarta

인도네시아에는 매력적인 도시가, 너무나도 많지만, 필자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발리보다 족자카르타를 추천한다. 왜? 글쎄. 너무 멀지도 않고 자바섬의 문화를 한껏 안고 있으면서도 주위에 여러 문화유산이 즐비하더라. 맛과 멋을 동시에 잡으면서 인도네시아의 전통문화를 접하기에 최적의 도시라 생각하고 추천드립니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맛은 아닌 듯… 맛은 없었다. 취소.

4. 캄보디아, 시엠립Siemreap

가고 또 가고 다시 가도 매번 새롭고 정겨우며 어메이징한 도시이자 유적지. 여기는 추천순위를 낮추기가 송구스러울 정도로 위대한 도시다. 남아시아의 문명의 정점. 앙코르와트는 정말이지 지나치게 아름답다. 두세번째 정도 가시는 노련한 분이라면, 가이드에게 부탁해 달 밝은 밤에 한번 가보실 것을 추천한다. 남성동반 필수. 어둠속에 우뚝 솟은 거대 건축물은 그야말로 경이롭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거기에 휘영청 달이 떠 있다면… 캬~ 추가로 북한 식당을 꼭 들러봄직하다. 공연이 너무 좋다. 북치고 장구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5. 중국, 광저우Guangzhou

광저우가 왜 동남아냐고 시비 걸 분도 계시겠지만, 필자는 타이완 이남으로는 다 동남아시아로 본다. 반대로 베트남부터는 동북아로 볼 수도 있다. 여튼, 광저우는 정말이지 위대한 도시다. 홍콩과 선전만 보고 돌아가시는 분이 많아 너무 아쉽다. 중국 남부지방의 중심도시 광저우는 우리가 반드시 여행해야 할 필수적인 역사 및 경제 도시다. 중국인의 야심 찬 랜드스케이프를 한 번 경험하면, 절대 그 풍광의 마력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반짝반짝한 도시 가운데는 단연 탑 클래스. 조명의 극한! 맛의 천국!… 도시에 산재한 광활한 도매시장이 관광의 포인트. 남부명문 중산대학도 추천.

6. 말레이시아, 페낭Penang

필자는 말레이시아의 도시들을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다. 심심하기로 소문 난 행정수도 푸트라자야도 나는 좋기만 하더라. 그럼에도 최고의 역사도시는 믈라카이겠지만, 역시 말레이반도 여행지의 지존은 페낭, '피냉'이다. 피냉에 가보지 않고는 말레이시아를 논하면 안 된다. 동서양의 문명이 가장 완벽하게 밸런스를 이룬 도시. 맛으로 경쟁하면 홍콩과 맞짱을 뜨면서도 가성비로는 우주 탑 클래스. 한 달살이 열풍의 최고 추천도시. 말레이시아 역사도시, 피냉이다.

7. 미얀마, 만달레이Mandalay 인근 사가잉

필자는 미얀마 여행을 쉽게 권하지 않는다. 가성비 똥망에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양곤까지 가서 다시 비행기를 타고 또다시 바간이나 만달레이로 가는 여정은 이중의 고역. 여튼 럭셔리 차량을 빌려서 여유 있게 다녀도 힘든 곳이 미얀마 내륙지방이다. 그럼에도 강변을 따라 그림 같은 파고다의 열주, 숲,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불탑의 향연을 보고픈 이는 꼭 사가잉-바간 여행을 해야 한다. 역사도시 바간이 1순위, 시간이 부족하면 사가잉이 2순위.

8. 스리랑카, 트린코말리Trincomalee

필자의 의외의 추천은 스리랑카다. 스리랑카가 매력적인 이유는 요상할 정도로 한국과 흡사한 대목이 많아서다. 어딜 가도 마치 한국의 농촌에 온 것 같다. 잉? 그럼 왜 가지? 불교에 관심 있는 분 역시도 스리랑카는 독특한 관전 포인트가 여럿 있는 지역이다. 콜롬보에서 시작해서 캔디를 거쳐 트린코말리까지, 작은 섬이지만 생각보다 엄청난 문화유적지와 볼거리로 충만하다. 제국주의 시대 열차를 타고 트린코말리 해변에 가면 사실상 아시아의 끝을 본 거나 다름 없음. 눈부신 인도양이 펼쳐져 있다. 인도보다 더 인도 같고, 인도보다 훨신 안전한 점도 매력. 스리랑카를 봤다면 굳이 인도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함.

9. 자카르카Jakarta, 모토바이크?

자카르타는 모토바이크의 도시다. 고젝이나 그랩으로 바이크를 불러서, 어디라도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주장하면 현지인들이나 교민들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을 듯 싶다. 하지만 자카르타에 가보면 원 없이 바이크를 교통 수단으로 누릴 수 있게 된다. 싸고 빠르기 때문에 자동차 보다 더 매력적일 것이다. 물론 빠르게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다. 100% 안전한 여행이란 없겠지만, 자카르타 시내에서 바이크 뒷자리에 탑승해 즐기는 여행은 마치 22세기 미래도시에서 하늘을 나는 공중카를 타고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이동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런데 이건 정말 추천하면 안 될 듯. 상상만 합시다.

10. 태국, 치앙마이Chiangmai?

슬슬 태국 팬들의 분노가 치밀 것 같다. 태국은 전 국토가 관광지이고 어디나 안전하고 교통도 좋고 숙박시설도 잘되어 있어서, 마음먹기에 따라서 언제든지 어디라도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필자는 주로 치앙마이만 가봤는데, 치앙마이에서 딱히 좋았던 기억이 없고 딱히 추천할 다른 도시도 없다. 조언 주시면 훗날 랭킹에 참조하겠습니다.

쓰고 나니 장마와 코로나를 피해 훌쩍 여행 가고 싶다.

PS.

1.동남아시아 대도시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짧은 비행시간과, 가성비 호텔일 수도

2.코로나 이후 아세안 여행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여행기준은 가장 방역을 잘 한 도시가 될 수도. 베트남과 태국이 여전히 유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