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현대사, '폴 포트 평전'으로 보는 약소국 현대사의 찐한 서글픔
1980년 킬링필드가 끝나고도 캄보디아 내전은 1993년까지 지속됐다. 훈센이 권력을 강화한 계기는 폴포트의 학정과 더불어 비엣남이라는 "줄"을 잘 잡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2000년대 훈센은 "중국"이라는 또 하나의 줄을 잡아챈다. 결과적으로 캄보디아는 중국과 비엣남 모두의, 사실상의 식민지 역할로 전락한다. 독재자 훈센의 권력이 더 강화되었지만, 국민들의 삶이 비참해진 배경이다. 결국 약소국 정치라는 건 정치 리더들이 어느 강국과 더 친한가에 따라 결정이 된다.
[인터뷰] "훈센은 영원히 집권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그의 것이 아니다".... 캄보디아 前 야당 지도자 '삼랭시' CNRP 총재
훈센은 베트남 군대에 의해 권력을 잡았습니다. 이것은 역사적 이유입니다. 그는 베트남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어요. 베트남이 캄보디아 인근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는 베트남을 존중하고, 듣고, 복종(따르다)해야 합니다. 베트남은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고 캄보디아를 식민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고문과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베트남이 훈센을 보호합니다. 베트남은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캄보디아가 독립하기를 원합니다.
[대만] 동북아와 동남아의 '교차 지대' : 2023 타이페이 방문기 ①
"저는 여러분이 왜 대만에 오셨는지 압니다. 일본은 이미 여러번 가봤고, 동남아는 너무 멀고 덥고, 중국은 비자가 복잡하고...제주도 보단 멀고 안 가본 나라를 찾아보니 나온 결론이 "타이완" 인거죠?"다들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들 그러한 이유로 대만에 온거다. 비엣남도 가봤고, 일본도 여러 차례, 어찌저찌 안가본 나라를 찾아 여름 패키지로 택한 장소다.
[정치] 싱가포르 2023 대통령 선거와 '인도계 타르만'의 싱가포르식 가족
현재 싱가포르의 지도체제는 대통령 할리마 야콥(68)과 총리인 리센룽(71) 그리고 부총리인 로렌스 웡(51)로 구성되어 있다. 실권은 국부(國父) 리콴유의 아들인 리센룽 총리가 쥐고 있는데, 이미 고령으로 조만간 정계 은퇴를 약속했기 때문에 인민행동당(PAP)의 차세대 기수인 웡 부총리에 시선이 쏠리는 중이다. 물론 리 총리의 영향력은 막후에서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다.
[문화] 커피 판매가 절실한 아세안, 나아가 전세계 생산과 소비의 중심으로....
최근 태국 방콕과 싱가포르에 방문하니 예전엔 없던 신생 커피 브랜드 '럭인 커피(Luckin Coffee)'가 커다랗게 매장을 내고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낯선 브랜드라 의아했는데, 옆에 조그맣게 쓰인 한자브랜드 덕분에 그 실체를 알게 됐다. 중국의 스타벅스로 알려진 루이싱(瑞幸)커피였다. ‘행운이 온다’는 뜻으로 영어 이름을 지은 것이다. 2020년 나스닥 상장폐지로 인해 한때 몰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뚝이처럼 재기해 매장수를 1만개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태국] 개혁 내세운 '전진당' 거부한 보수 정치, 야합으로 귀결되나?
이번 총선에서 1, 2당을 모두 차지한 야권은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정권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당제와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태국의 경우 제1당이 됐다고 해서 반드시 총리를 배출하고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제1당에만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총선 후 3개월 동안 연정 구성과 총리선출을 위한 합종연횡의 수 싸움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유이다. 이외에도 정치권 밖의 변수도 중요하게 작동하여 고도의 정치게임이 벌어지게 된다.
[케이팝] 2023 상반기 최고의 노래 '이,프,푸' by 르세라핌
"이,프,푸"는 무척이나 정갈한 노래다. 음악적 과잉이 없다는 얘기다. 마치 독일이나 북유럽의 시계 디자인을 보는 것같이 더 뺄게 없을 정도로 최소한의 요소로 곡 진행을 이어가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허전함을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한 데, 이 무대는 르세라핌의 "멋짐"으로 채워낸다. 상당히 남성적인 안무를 전진 배치한 건데, 아마도 BTS 안무 선생님들이 상당부분 아이디어를 건낸 듯 싶다.
[인물] 인니의 미디어 재벌, 수르야 팔로
인니 정치판에는 아주 독특한 킹메이커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수르야 팔로(Surya paloh, 72)라는 언론 재벌이 그 주인공이다. 아시아 정치에서 언론 재벌이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거의 유이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니에도 그런 현상이 발견되는 거다. 경찰 집안에서 태어난 수르야는, 아주 예외적으로 수마트라 반다아체 출신이다. 메단에서 대학을 나오고 고향인 북수마트라에서 잡다하게 사업을 벌인, 일종의 변방 출신이다.
[인물] 캄보디아 당구 여제 '스롱 피아비'...한국서 재능을 발견하고 고국故國의 명예를 드높히다
스롱피아비 같은 캄보디아 소년소녀들이 안타까운 이유는, 어릴적 흙바닥에서 뛰어놀다가, 잠시 학교에 가서 글을 배우고, 10대 후반이 되면 농사나 공장 등 생업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 대부분의 청소년이 마찬가지다. 단 한번도 자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 지를 테스트할 기회를 갖질 못한다. 그저 월수입 200달러의 노동시장으로 천편일률적으로 끌려다니는 것이다.
[인물] 아웅산 수찌의 실패 이끈 '다수결주의'와 '다극체제'의 등장
수찌에 대한 비판은 2005~2007년 무렵 미얀마 전문가들 사이에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포악한 군부정치에 대한 선명한 반대, 서방세계로부터의 확고한 지지, 조국 버마에 대한 대를 이은 사랑으로 무장한 것은 맞지만, 현실 정치를 타개해 나가는 "정치력"을 1988년 이후 2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