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리Bali, 인니 속 무국적 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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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그 영향력이 과소평가 받고 있지만 인도네시아Indonesia 혹은 印尼는 동남아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주도권을 잡고 있는 대국이다. 2억 5천만여 명의 인구수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이며 국민의 87%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 신도를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무슬림이 대다수이지만, 한 나라 안에서 상이한 문화와 풍습을 가진 300여 종족이 살고 있으며 그들이 구사하는 언어가 모두 600여 가지에 이르고, 1만8천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群島국가이다. 동서東西의 끝에서 끝까지 비행하면 6시간이 걸리며 무궁무진한 해양 및 광물자원을 보유한 동남아시아의 맏형과 같은 나라가 바로 인도네시아이다.

김 정 훈 | 오지여행 전문라이터, 인도네시아 여행가

작성일 | 2016년


인도네시아에 대한 오해

수마트라Sumatra, 자바Java, 누사 뚱가라Nusa Tenggara, 칼리만탄Kalimantan, 옛 명칭은 보르네오, 술라웨시Sulawesi, 말루쿠Maluku, 파푸아Papua 등 인도네시아의 큰 섬 및 제도諸島들은 사실상 각각 다른 나라로 존재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독립 과정에서 과거 네덜란드령의 식민지역이 가장 강한 세력을 지녔던 자바섬 주도 아래 한 국가로 합쳐졌다고 볼 수 있다.

한 나라에 준하는 면적의 큰 섬 하나하나가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지녀 상호간 소통이 힘들다는 어려움도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에서는 배우기 쉬운 말레이어 계열의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를 공식언어로 채택하고 5대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카톨릭, 개신교를 인정하는 등 국민적 화합에 힘쓰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규모와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다음의 한 문장이 쉽게 설명해 준다. “인도네시아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다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의 국토를 가졌다.”

발리는 어떤 곳인가?

“다양성 속의 통일Bhinneka Tunggal Ika”를 국가 모토로 내세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특이한 지역 중 한 곳이 바로 발리Bali다. 이 곳은 국가전체 관광수입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는 세계적인 관광휴양지임과 동시에,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무슬림에 비해 이교도인 힌두교도들이 모여 사는 섬으로 종교와 문화적으로는 대립관계에 놓여있는 특별구역이기도 하다.

15세기말 인도네시아 자바Java섬의 지배세력이었던 마자파힛Majapahit 왕국이 이슬람 세력의 침입으로 멸망하면서, 힌두교도들이 동부해협을 건너 발리섬으로 이주하게 된다. 인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인도네시아의 힌두교는 이렇게 발리섬 안에 고립되면서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하는 독특한 발리 힌두교로 오늘날까지 발전해 왔다.

제국주의 시절의 발리는 정향丁香, clove, 육두구肉荳蔲, Nutmeg 향료의 원산지로 유명한 몰루카Molucca, 현 Maluku 제도 등에 비해 이렇다 할 특산물이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를 앞세워 순다제도Sunda Islands, 현재의 인도네시아 제도를 말하며 크게 대순다제도와 소순다제도로 나뉜다에서 본격적인 식민지 수탈을 시작할 때에도 각 지역 왕조의 자치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19세기말 네덜란드가 식민지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발리를 무력으로 점령하자 발리의 왕족과 귀족은 “무저항 대량 자결운동puputan”을 벌이며 항거하는데, 이로 인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네덜란드 정부는 발리의 전통문화를 보호하는 유화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이런 배경 하에 네덜란드는 발리를 ‘마지막 낙원The Last Paradise’이라는 표어로 “반신 누드 부녀” 사진을 소개했는데, 이에 감명을 받은 많은 서구권 예술가들이 발리섬을 찾게 되었고 이는 후에 우붓을 중심으로 한 발리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바타비아Batavia, 현재의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와 싱아라자Singaraja, 식민지 시절 소순다제도를 관장하는 총독부가 있었던 발리 제 2의 도시에 정기선이 취항하면서 1930년대 중반에는 해외관광객이 연간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발리가 세계적인 관광지역으로 성장한 것은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의 적극적인 소개와 1960년대 이후 외화 획득을 목적으로 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세심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1966년에는 일본에서 받은 전쟁배상금으로 건설된 발리 최초의 리조트인 “사누르 발리 비치 호텔現 Inna Grand Bali Beach Hotel”이 개장되고 1967년에 응우라라이Ngurah Rai 공항이 개통되면서 발리는 본격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된다.

1930년대 해외관광객 연 3만

초기의 발리는 대형호텔을 갖춘 사누르Sanur 지역과 젊은 서퍼Surfer들이 좋아하는 꾸따Kuta 지역 위주로 인기를 끌었는데, 비계획적인 개발로 상습적인 교통체증 등 인프라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에서는 새롭게 누사두아Nusa Dua 리조트 단지를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오일쇼크 등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1983년 최초의 호텔인 “누사두아 비치 호텔현 Nusa Dua Beach Hotel & Spa”이 개장하게 되었고, 이후 누사두아 지역은 수백개의 객실과 편의시설 및 전용해변을 갖춘 세계적인 리조트가 늘어선 종합관광단지로 발전하게 된다.

꾸따해변Kuta Beach은 서구문화와 아시아문화가 융합되어 발전된 특이한 지역이다. 초창기 발리를 찾은 호주 서퍼Surfer들이 현지인들에게 파도 타는 법을 가르쳤고, 이제는 현지인 서퍼들이 발리를 찾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에게 서핑을 지도하며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꾸따는 에너지 넘치는 해변과 리조트, 건전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다국적 공간이며 르기안Leꠓgian, 스미냑Seminyak 지역까지 해변이 이어진다. 스미냑은 일명 발리의 청담동으로 불리우는 곳으로 꾸따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급스럽게 개발되었다.

우붓Ubud은 특히 서구권 관광객들에게 ‘진정한 발리’로 추앙받는 예술마을과 그 일대를 가리킨다. 외지인이 많은 남부지역과 달리 우붓인구의 절대다수가 발리 원주민들이며, 힌두교에 기반한 독특한 예술품, 음악, 종교행사와 더불어 유기농과 채식주의 음식, 요가 등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우붓의 편안한 분위기와 저렴한 물가를 즐기려는 개발자들을 위한 IT협업공간도 들어서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곳으로 후붓HUBUD을 꼽을 수 있다.

발리가 다른 휴양지에 비해 차별화 되는 것은 높은 예술성과 독특한 문화에 기인한다. 화가마을 우붓과 목공예마을 마스Mas, 금속공예로 유명한 쩨룩Celuk, 석조공예마을 바투불란Batubulan에서 발리 힌두교 문화에 기반한 예술품을 생산하며, 이들 대부분은 발리 내 유수의 호텔에 납품되어 발리 관광산업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발리 전통의 합주음악인 가믈란Gamelan과 더불어 레공Legong댄스, 께착Kecak댄스 등의 전통무용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오늘날 발리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예능과 미술의 대부분은 식민지 시대 이후 네덜란드 및 유럽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체계화되었다.

발리는 인니에 있지만, 인니스럽지 않은 지역이다 (출처: 위키)
1930년대 NUBILE VIRGIN PRINCESSES OF BALI
발리의 전통 댄스를 형상화한 미술

고도개발에 따른 몸살 심각

인도네시아 밖에서 보는 발리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지역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광화에 따른 고도개발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찾는 해외여행객은 연간 9백만 명 2014년 기준 정도인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370만명 이상이 발리를 찾는다. 관광화 이전 발리인들의 생활근간이었던 농경지를 밀어버리고 그 위에 리조트 및 관광시설이 들어서고 있으며, 난개발로 토지가와 물가가 함께 상승하면서 현지인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현재 발리인들의 평균 월급은 150달러 정도인데, 인도네시아 경제위기로 루피아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실질임금이 낮아져 고통 받는 중이다.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발리의 인구비율 또한 급속히 변화되는 중이다. 타지에서 직업을 찾아 유입되는 인구 때문에 무슬림 신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져 “섬주민 중 힌두교인 90%이상”이라는 발리의 소개문구는 이제 80% 이하로 고쳐 써야 될 형편이며, 흔히 300만 정도로 알려진 발리의 인구도 최신 통계에 의하면 2012년 말 현재 422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발리에 외지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는 데는 종교적인 이유가 크다.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 관광산업은 연중무휴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종교 및 지역사회 행사 때문에 자주 결근해야 하는 발리인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다른 종교를 가진 직원들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발리 힌두교를 믿는 직원들은 수시로 하루 이틀씩 휴가를 내지만 무슬림들은 라마단 금식기간이 끝나는 르바란 연휴기간에, 크리스천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전후에 집중적으로 휴가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히잡을 벗어 던질 수 있는 땅

외지인들에 대한 발리사람들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은 편이다. 현지에서도 충분히 직업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발리까지 올 이유가 있느냐며 미심쩍게 여긴다. 실제로도 외지인들이 발리에서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고향으로 돌아가 버리는 일이 많고, 남부지역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이런 의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타지인들은 반자르Banjar라는 마을단위 공동체를 기반으로 생활하는 발리사람들에 비해 이런저런 유혹을 쉽게 받기 마련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인과응보karma를 믿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 고립 혹은 추방될까 두려워하는 발리사람들이 도난이나 강력범죄에 연루되는 일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발리 안에서도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전체로도 종교적, 문화적 갈등은 커지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 국내의 과격파 이슬람세력에 의해 2002년, 2005년 두 번에 걸쳐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발리 관광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전례가 있다.

발리는 인도네시아 안에서도 관광특구로서 다양한 관점이 교차하는 곳이다. 내국인 여행자가 더 많다는 통계에서도 보여지듯, 인도네시아 안의 이교도 및 이문화異文化 지역으로서 주말이나 연휴 때 쉽게 여행할 수 있는 외국 아닌 외국으로 받아들여진다. 본인이 원한다면 내국인 이슬람 신도가 히잡을 벗어 던지고 비키니를 입은 채로 빈땅맥주Bir Bintang, 네덜란드 하이네켄 계열로 인도네시아의 대표맥주를 마신다 해도 다국적 인파에 묻혀 드러나지 않는, 개방적이면서 은밀한 퇴폐의 공간인 것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전역의 편의점에서 맥주 판매가 금지되는 법안이 발효되면서, 발리도 금지구역에 포함되었다가 관광산업 타격을 우려해 예외지역으로 지정된 사례에서도 보여지듯 인도네시아 내국인들에게 발리는 동경과 질시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외국인들이 극찬하는 우붓을 찾는 내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국제화 되어 문화적 이질감이 크지 않은 꾸따 및 남부지역에 비해 이교도적인 문화가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 우붓이기 때문이다.

발리의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3년 APEC행사를 유치하면서 휴양지 발리를 국제적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야심찬 사업을 추진해왔다. 발리 신공항건설, 상습 정체구역의 지하도로 건설, 해상고속도로 건설 등이 그것인데,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살린 세련된 신공항에서 더욱 많은 비행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악명 높은 발리의 교통정체가 다소간 해소되면서 여행객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주목할 변화의 하나는 발리에 지나치게 많은 수의 호텔이 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화교자본을 중심으로 부호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발리의 호텔건설 열풍은, 토지만 구입하고 오랫동안 자금이 묶이는 기존의 부동산 투자에 비해 세련된 방법으로 다가왔다. 숙박료를 실시간으로 조절하기 쉬운 3-4성급 호텔을 지어 수익을 창출하고, 주변상권의 가치도 빠르게 올릴 수 있으며, 호텔 오너의 명함도 덤으로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객실이 초과공급 됨에 따라 발리의 호텔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발리정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호텔의 평균객실률은 64.52%, 63.21%, 60.68%, 57.77%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현재 상당수의 발리 5성급 호텔이 온라인사이트Agoda, Hotels.com과 같은 Online Travel Agency를 통해 바겐세일에 열중함에도 불구하고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객실률 20~3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호텔업의 손익분기점이 50%대 부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상유지도 벅찬 상황이다.

이미 특급브랜드를 포함한 많은 수의 발리 호텔이 매물로 나와 있는 것 또한 공공연한 비밀인데, 저렴하게 최고급호텔을 인수한 새 주인은 경비를 줄이기 위해 브랜드 로열티가 필요 없는 로컬호텔로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발리의 호텔매니저들은 이구동성으로 “호텔사업의 호황은 완전히 끝났다”며 좌절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14년에는 주도인 덴파사르Denpasar에 이어 제 2의 도시인 북부 싱아라자Singaraja에 국제공항 건설계획이 공식화되었다.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한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을 보조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발리 제 1 공항을 대체하는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신공항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문화와 자연이 보존되었던 발리 북부 및 동부지역에도 난 개발이 시작될 것이며, 막상 제 2공항이 개통된다 해도 호텔 등 대부분의 인프라가 남부에 갖춰져 있는 이상 관광객들이 여러 가지로 불편한 북부지역을 여행의 거점으로 선호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발리 북부는 해변이 검은 모래로 이루어져 있고, 아직까지 규모 있는 리조트도 없으며 관광산업이 발달한 중부 및 남부지역으로 이동하기에 차량으로 4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지역이기 때문이다.

발리 관광산업에 드리운 그늘

발리의 제 2공항과 인근 개발계획은 한창 주목을 받다 수그러든 발리 동부 롬복Lombok섬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롬복은 2~30년 전 개발되지 않은 발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알려진 발리와 비슷한 면적의 섬으로, 족자카르타-발리와 함께 인도네시아 3대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다.

롬복의 몰락은 신공항이 관광인프라가 밀집해 있는 북부가 아닌 남부지역에 건설되면서 시작되었는데, 입지 선정에는 롬복 남부에 대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던 수하르토Suharto, 철권통치로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지배했던 독재자 일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시간 경유편 비행으로 롬복에 도착한 후 다시 관광지까지 긴 이동은 여행자들에게 부담을 주며, 롬복여행의 핵심지역인 길리 군도Gili Is-lands까지 발리에서 직통으로 연결되는 스피드보트들이 취항하면서 롬복 본토를 여행하는 외국인의 숫자는 수년간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제 2의 발리를 모토로 국제적인 휴양지로 발돋움하려던 롬복이 인도네시아 내국인들만 찾는 섬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문화와 관광산업을 접목시킨 세계적인 성공모델로 알려져 온 발리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발리 남부지역만 해도 과다한 개발로 호텔의 공실률이 늘고 있으며 향후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유령호텔까지 등장할 수 있다고보는데 신공항과 함께 북부지역이 본격 개발된다면 발리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항공주도권을 뺏긴 남부지역은 더욱 심한 출혈경쟁으로 여행자들을 유치하려고 들 것이고 북부지역은 큰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식민지시절 소순다제도를 관장했던 발리의 옛 수도 싱아라자는 제 2공항과 함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수많은 외국인들을 매혹시키는 발리의 전통문화는 난개발과 외지인들의 유입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발리인들에게 물으면 대개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발리 사람들은 도시생활과 문명생활에서 오는 편리함으로 고유문화를 더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다. 이제 맞벌이가 필수가 된 도시사람들에게 시간이 없다면 제사음식과 짜낭사리Canang Sari, 발리사람들이 매일 3번씩 신들에게 바치는 공양 그릇를 직접 만들지 않고 사서 쓰면 그만이다. 개발과 국제화가 결코 발리의 전통문화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 [끝]

PS.

1.<메인 사진> Balinese Legong Dancers.

드론으로 본 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