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놀면서 돈 버는 게임, 엑시①
○ 게임하면서 돈 벌 수 있는 베트남 PTE 게임 "엑시 인피니티"
○ 유영준 기자의 "베트남 게임" 따라잡기
○ 베트남 게임, 엑시의 대인기 집중 분석
“놀면서 돈을 벌 수 있어요! 게임만 해도 코인을 드립니다!”
2020년 초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난 이후 지난해에도 코인 열풍은 대단했다. 수많은 코인 중에서도 2021년 PTE(Play To Earn: 놀면서 돈 버는) 게임 코인들이 가장 핫 한 주제로 떠올랐다. 글자 그대로 “게임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 라는 뜻의 이 코인들은 고개를 돌리고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 중의 하나다.
전세계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돈 벌 수 있는 게임들을 선보였지만 이 가운데 베트남 게임 ‘엑시 인피니티 (이하 엑시)’는 독보적인 성장과 매출을 보이고 있다. '엑시'가 무엇이기에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게임 코인이 되었을까?
놀면서 돈 번다?
‘엑시’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Sky Marvis)’에서 만든 NFT 기반의 게임이다. 이렇게 말하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분들도 있을 듯 싶다.
우선 엑시라는 작고 귀여운 펫들 세 마리로 팀을 꾸린다. 포켓몬 게임처럼 몬스터들과 싸우거나 같은 유저 트레이너의 엑시 펫들과 싸우면서 자신의 펫들을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여기서 다른 게임과 차별점은 캐릭터들이 NFT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속 데이터의 주인을 증명해 주는 가상의 토큰을 말한다. 일종의 가상 디지털 진품 증명서다. 펫들은 각각의 속성이나 파트, 능력치를 다 다르게 가지고 있고, 교배시스템을 통해서 원하는 펫들을 만들 수 있다. 각각 엑시들은 고유한 NFT 재화로 데이터상에 존재하고 유저들간 거래도 가능하다.
엑시가 포켓몬을 모티브로 개발했던 만큼 포켓몬 배틀과 유사한 느낌이다. 포켓몬스터 배틀처럼 엑시마다 다르게 가진 능력을 활용해 상대방 엑시와 대결에서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능력마다 상성이 있어 전략적으로 대결을 해야하는 만큼 머리를 써야하는 재미도 있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다.
당연하게도 조합이 좋고 강한 엑시들로 꾸려진 팀이 배틀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 전략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기본 능력치가 좋지 않으면 배틀에서 이기기 어렵다. 이 배틀에서 이기면 보상이 주어지고 어려운 스테이지나 강한 유저들을 이길 경우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강하고 희소성 있는 엑시 캐릭터는 고가에 거래가 된다. 어떤 조합과 능력치를 가지느냐에 따라 엑시의 가격이 달라지지만,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엑시는 한 엑시 당 약 50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즉, 이 고유의 엑시 캐릭터들이 독자적인 NFT 재화가 되고, 게임 배틀을 즐기면서 얻는 보상을 코인 거래소에서 거래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고 재미도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예술과 코인
엑시는 NFT 기반으로 게임이 만들어졌다. NFT로 엑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보니 거래소를 통해 엑시를 사고 팔 수 있다. 2020년부터 NFT 전세계적 열풍을 몰아친 블록체인 기반 재화이다.
특히, 유명 인물들의 NFT가 고가에 팔린다. 일론 머스크의 연인인 가수 그라임스가 제작한 예술작품이 무려 68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NFT 기반 판매는 주로 이더리움을 이용한 경매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각국의 경매 거래소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가상 자산 예술품 데이터 경매사이트 크립토 아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NFT예술품 총 거래액이 820만 달러(약 94억)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한국의 우국원 작가와 하정우 작가의 작품 거래액이 각각 약 6800만원, 5600만원 정도에 낙찰되기도 했다. 또한 간송미술관에서 훈민정음 혜레본을 NFT로 100장 한정 만들어 판매하여 주목을 받았다.
엑시 역시 NFT를 활용하여 캐릭터뿐만 아니라 엑시 상에 가상의 땅도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엑시 땅 출시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앞으로 엑시들이 뛰어노는 가상의 땅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디지털 사회 메타버스가 가속화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일상을 공유할 것이고, 이에 디지털 사회에서 복제가 안된 진품임을 인정받는 NFT가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된다.
연쇄창업가 응우옌
엑시 게임은 디자인이나 게임성이 특출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특별하다. 더 놀라운 점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베트남 청년 이라는 것이다.
엑시의 주역인 응우옌은 1992년생 하노이 출신의 올해 서른 살의 청년이다. 하지만 그가 일군 기업가치는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수 조원, 코인의 가치까지 합치면 수십 조원을 넘나든다. 더 놀라운 점은 그의 신화는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안했다는 점이다.
2021년 10월 ‘엑시 인피니티(이하 엑시)’를 운영하는 스카이 마비스는 1억 5천만달러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이번 투자에서 스카이 마비스의 가치는 30억 달러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에서 VNG, VN페이에 이어서 세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이 된 것이다.
엑시의 창업자 응우옌 탄 쭝(Nguyen Thanh Trung, 이하 응우옌)은 하노이의 한 대학교 2학년이던 스무살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 전선에 나선다. 2012년 그는 식당 리뷰 및 블로거를 위한 소셜 사이트 로지(Lozi)를 만든 것이다. 이 서비스가 베트남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되고 2015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하지만 투자를 받은 직후 응우옌은 공동 창업자들과 회사 방향에 충돌을 빚고 퇴사를 한다. 응우옌이 나간 로지는 2017년 음식 배달 서비스 로쉽을 런칭하고 지금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양이게임에서 영감을 얻다
퇴사 후 응우옌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응우옌은 실리콘 밸리로 넘어가 투자 거래를 원활하고 빠르게 하는 기술 스타트업 안두인(Anduin)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3년 동안 일 한다. 여기서 블록체인 기술에 빠져들 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질 때 그는 고양이를 사고, 판매하고, 번식시키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인 크립토키티(CryptoKitties)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600달러를 투자해 크립토키티 게임에서 100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낳고 플레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을 하며 고양이들을 교배해 새로운 고양이를 낳는 시스템과 포켓몬 배틀을 착안해 블록체인 게임을 생각하게 된다.
2017년 응우옌은 친구들과 몇 달 동안 엑시를 구체화하며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2018년 4월 응우옌은 안두인에서 퇴사하고 첫 엑시 PC 베타버전을 발표한다. 엑시를 운영하고 있는 ‘스카이 마비스’의 시작이다. 엑시는 출시 전부터 사전 주문이 들어오며 창업과 동시에 현금을 안겨 주었고 2020년 초까지 PC버전은 3500명 이상 플레이어와 110만 달러 이상 디지털 자산과 180만 달러 이상 거래가 이루어지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블록체인 랭킹 사이트 댑레이더닷컴에서 발표한 2020년 블록체인 기반 게임 랭킹 중 엑시가 1위를 기록한다.
로켓 성장
엑시의 성공 이후 각종 언론에서 동남아 블록체인 게임의 선구자로 소개 된다. 삼성, HTC,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유명 대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맺게 된다. 엑시의 본격적인 성장은 2020년 모바일앱 출시로 일대 전기를 마련한다.
모바일 출시 이후 1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되고, 2021년 4월 750만 달러 상당의 시리즈 A 투자를 받게 된다. 이 투자에 억만장자 마크 쿠바와 레딧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안이 개인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다. 2021년 5월 기준 엑시는 하루 39,000명이상 게임을 즐기고 월간 NFT 거래량이 1200만 달러가 넘는 폭발적 성장을 하게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엑시는 로켓 성장을 거듭한다. 시리즈A 투자 받은지 5개월 뒤 2021년 10월 1억 5천만 달러 시리즈B 투자를 받게 되고 30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베트남 3번째 유니콘 기업이 된다. 21년 10월 기준 하루 접속사수 200만명 이상 NFT 거래량은 22억 달러가 넘게되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독보적인 공룡 기업이 된다. 5개월만에 무려 50배 넘는 성장을 하며 2021년 최고 블록체인 왕좌에 오르게 된다.
바이낸스에 코인 상장
엑시의 빠른 성장에는 암호화폐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의 역할도 적지 않다. 엑시는 2021년 바이낸스에 상장이 되었는데, 세계 1위 거래량 거래소에서 엑시를 사용자들이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엑시 코인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자 상장 직후 40% 이상 급등하며 화제가 된다. 게임 참여자들이 엑시 게임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거래 화폐인 엑시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을 한 것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 락다운으로 집에만 있게 된 동남아 사람들이 게임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인 엑시를 주목하게 되고 짧은 시간에 엑시 게임을 이용하려 몰려들었다.
여기엔 2020년 말과 2021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인붐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조금만 이름있는 코인이라면 10배가 아니라 100배씩 오르는 코인들이 다수 출현했는데, 엑시도 운 좋게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2021년 상반기는 엑시와 응우옌에게 최고의 시절이 되어버린 것이다.
베트남과 필리핀 ‘열광’
2021년 3월 엑시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약 2만 명이었으나 12월에는 250만 명을 돌파해 9개월간 14,400%가 증가했다. NFT 거래량 역시 3분기에는 106억 달러의 거래량을 보여 동 분기 전체 NFT 거래량의 19.5%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1년 외부 투자액 또한 기록적으로 모두 1억6천만 달러를 투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엑시는 동남아 특히, 필리핀과 베트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을 즐기고 나면 얻게 되는 보상들을 코인 거래소에 팔게되면 한 달에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필리핀, 베트남 1인당 GDP 수준의 2~3배 되는 고소득이었기에 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위해 엑시 인피니티로 몰린 것으로 알 수 있다.
천국과 지옥
하지만 2021년 7월 이후로 수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엑시 게임을 플레이해서 받는 보상인 SLP 코인이 7월 580 원을 최고점으로 찍고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12월 말에는 최대 90%까지 하락한 40~50원으로 추락했다. 자동적으로 엑시 게임으로 버는 수입도 최고점에서는 월 100만원이었지만 6개월만에 월 2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일일 접속자 수도 21년 10월 200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22년 2월 하루 3만명으로 사용자수 역시 급락한다. 2021년 굳건한 1위를 차지하던 엑시는 현재 7위까지 순위가 내려가게 된다. 날개 잃은 엑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코인들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데 비해 엑시와 블록체인 게임들만 유독 최고점 가격을 찍은 후 계속 내리막 길만 걷고 있다. 혹시 엑시로 돈을 버는 구조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다음편에서 엑시로 돈을 버는 시스템과 생태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편 끝)
다음편에서는 엑시를 통해 돈을 버는 방법과 인기가 있음에도 코인 가격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편에 계속)
엑시 2편: 게임으로 코인을 벌어보자!!